서평자
명상철학 전문가 오용석 교수 (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
서평
“현대 사회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우리는 행복한가 아니면 불행한가? 왜 우리는 많은 발전과 편리함 속에서도 진정한 마음의 안식을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이러한 질문은 현대인에게 늘 화두처럼 다가온다. 많은 성취, 발달, 편리함, 즐거움 등에 둘러싸여 있지만 사람들은 알 수 없는 공허감과 불안감에 시달린다. 그리고 불안감을 없애기 위하여 각종 맛있는 것이나 오락거리를 찾아다니지만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무엇인가가 있다고 느낀다. 어떤 사람들은 종교나 정신 수양 등에 매달리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왜냐하면 종교는 우리의 정신을 자유롭게 해주지 못하고, 정신 수양은 하나의 상품처럼 일시적인 위안감을 줄 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제3의 길은 없는 것일까?
여기서 소개하는 책, 제임스 킹스랜드의 마음챙김이 만드는 뇌 혁명에서 제3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합리적이면서도 특정 신념체계를 강요하지 않고 상업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우리 내면으로의 여행을 제안한다. 원제는 Siddhārtha’s Brain 즉 싯다르타의 브레인이다. 여기서 싯다르타는 2,500여 년 전 인도에서 태어나 불교를 태동시킨 역사적인 인물 붓다를 가리킨다.
이 책은 고타마 싯다르타의 가르침을 기본으로 하지만 해석 방식은 교조적이거나 종교적이지 않다. 서구의 심리학과 뇌과학을 바탕으로 싯다르타가 강조하는 명상의 핵심 내용을 분석하고 소개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 책은 일반적인 종교서적과 구별된다.
저자는 우리가 겪고 있는 다양한 심리적 질병과 정신적 문제들이 명상을 통하여 치유될 수 있다고 본다. 명상의 효과는 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며, 뇌의 작용은 우리의 마음과 몸을 치유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뇌의 가소성(可塑性)’에 기반하여 설명한다.
저자는 마음의 근원적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치유기제로 명상에서 중시하는 ‘마음챙김’을 강조한다. 이 ‘마음챙김’은 전전두엽 피질의 활성도를 증가시키고 편도체의 활동을 완화시킨다고 한다. 그는 ‘마음챙김’이란 불편한 감정과 생각 등이 일어날 때 그것들을 무시하거나 억누르지 않고 오히려 호기심으로 가득찬 평온한 관심을 보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능력이 강화되면 우리의 뇌는 스트레스나 각종 정신질환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명상을 통해 마음챙기는 능력이 강화되면 면역력이 증가되어 신체적 건강을 누릴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과학적인 실험 결과를 토대로 설명한다.
저자는 명상의 목표가 심리적 장애를 근원적으로 치유하고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긍정적인 자질, 소통 능력, 이타성 등을 함께 계발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정독해 나간다면 명상을 통해 마음의 구조를 이해하고 각종 문제들을 다루는 방식을 터득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