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중이던 1952년 2월 20일, 임시수도 부산에 국회도서관을 설치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한 신익희 전 국회의장의 철학과 사상이 담긴 친필 한시가 국회도서관에 기증됐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함께 살펴볼까요.

지난 5월, 신익희 전 국회의장의 친필 한시 <칠언절구시(七言絶句詩)> <오언시(五言詩)> 2점이 국회도서관에 기증됐습니다. 신익희 전 국회의장의 외손부(外孫婦)인 송리라 씨께서 기증하신 것입니다.

신익희 전 국회의장은 유년시절부터 문필이 출중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독립운동을 하던 때와 해방 이후 많은 휘호들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신익희 전 국회의장의 훌륭한 서예 솜씨 덕분이었습니다.

<칠언절구시(七言絶句詩)>는 먼 길을 떠나는 포부와 원대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신익희 전 국회의장은 1953년 6월 2일 거행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즉위식에 참석하고 한국을 원조하고 있는 20여 개국을 방문하기 위해 1953년 5월 18일 출국했습니다. 신익희 전 국회의장은 당시 미국을 경유하여 영국에 도착했는데, 이때 칠언절구시를 지었다고 전해집니다.

이와 관련하여 국회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여행기 : 旅行記>는 신익희 전 국회의장이 1953년 애국심을 바탕으로 영국여왕 2세 즉위식 및 미국 등 우방국 방문에 대해 저술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1953년에 지었던 칠언절구의 시를 1956년 봄에 붓으로 써서 남겨 재호(在浩)에게 기념으로 준 것입니다.

칠언절구시와 함께 국회도서관에 기증된 <오언시(五言詩)>는 부부 화합과 자손 만당을 축원하는 내용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요. 1952년 8월 15일 광복절에 쓰여진 이 시는 건국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대한민국이 화합을 하면 오랫동안 나라가 번창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국회도서관은 2015년 2월 신익희 전 국회의장의 기록물 전시를 개최하는 등 의정활동 기록물을 수집·보존하고 알리는 데 힘써 왔습니다. 앞으로도 국회도서관은 의회 민주주의의 뿌리와 정신을 계승하는 국회기록물 수집·보존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입니다.

독립운동가로, 광복 후에는 의회지도자로서 국민들에게 존경을 받았던 신익희 전 국회의장과 국회도서관은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는데요.

국회도서관은 신익희 전 국회의장이 제2대 국회의장으로 재임하던 1951년 7월 26일 윤택중 의원 외 16인이 「국회도서실 설치 결의안」을 발의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이 결의안은 같은 해 9월 가결됐고, 1952년 2월 20일 신익희 국회의장을 비롯한 내·외빈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도서실 개관식이 거행됐습니다. 당시 3000여 책의 장서와 단 한 명의 직원에 불과했던 국회도서관은 현재 700만여 권의 장서와 3억만 면 이상의 원문 DB를 구축한 대한민국 대표 도서관으로 성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