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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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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퇴사준비생의 런던』
서평자
한종희
발행사항
465 호(2018-11-30)
퇴사준비생의 런던: 여행에서 찾은 비즈니스 인사이트
  • 청구기호 :
  • 서명 :퇴사준비생의 런던: 여행에서 찾은 비즈니스 인사이트
  • 편·저자 :이동진, 최경희, 김주은, 민세훈
  • 발행사항 : 트래블코드(2018-09 )
  • PDF : 『사서 서평』 - 201812_64-65_book_4.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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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재정의
  • 01. 2만 원짜리 책을 200만 원에 파는 서점
  • 02. 90억 가지의 조합이 가능한 샐러드 가게
  • 03. 몰디브에도 지점이 있는 헬스클럽
  • 04. 요일마다 가격이 달라지는 레스토랑
  • 05. 주류 판매 면허가 필요 없는 술집
  • 06. 요리가 아닌 일상을 위한 주방용품 매장
  •  
  • #재발견
  • 07. 3D보다 입체적인 영화관의 비밀
  • 08. 정가보다 싼 헌책이 없는 헌책방
  • 09. 기분까지 충전하는 초콜릿 가게
  • 10. 미술용품 매장이 미술관에서 멀어지려는 이유
  • 11. 몸으로 맡는 향기를 만드는 향수 가게
  • 12. 당신이 읽고 있는 잡지는 무엇입니까?
  •  
  • #재구성
  • 13. 가격표 대신 (+)태그가 붙어있는 가구점
  • 14. 하나의 매장으로 100개국에 단골을 둔 패션 편집숍
  • 15. 낙서를 할 수 있는 다이아몬드 반지 매장
  • 16. 선택이 쉬워지는 비스포크 안경점
  • 17. 도심 한복판에 있는 와이너리
  • 18. 포기한 만큼 인기를 얻은 호텔

    서평자

    한종희(국회도서관 법률정보총괄과)

    서평

    『퇴사준비생의 런던』

    여행 콘텐츠 기획사 대표인 이동진과 동료들이 쓴 『퇴사준비생의 런던』은 비즈니스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를 발견하는 것을 목적으로 런던의 핫 플레이스를 분석한 책이다. 이전 『퇴사준비생의 도쿄』 출간 후 일 년 만에 나온 것으로, 저자는 사무실 안에 앉아있던 사람들에게 책상 너머의 세상을 경험하며 밖에서 자립할 수 있을 만큼의 실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고자 책을 만들었다고 한다.  
    지금 당장 사직서를 내던지고 회사를 떠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도처에 널렸을 터. 21세기 직장인이라면 한번쯤 읽어볼 생각이 들 법한 제목이다. 제목을 보고 책을 잡은 당신,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기를 권한다. 정말로 회사를 나가고 싶은 것인가. 
    이 책에 대해 말하기 위해선 먼저 어떤 유형의 책인지를 알아야 할 것이다. 교보문고에서 찾아보면 이 책은 ‘경제/경영’ 항목으로 분류되어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의 분류기호는 ‘325.21.’ 경영학 중에서 창업을 분류하는 기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경영학 서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과연 경영학이라는 분류기호로 이 책을 설명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런던이라는 도시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강하게 주입시킨다는 점에서 이 책은 여행책에 더 가깝다. 그렇다고 단순히 여행책으로만 보기에는 담고 있는 내용과 서술이 가볍지 않다. 여행책, 그리고 창업지침서. 이 글에서 『퇴사준비생의 런던』을 바라보는 두 가지 렌즈의 이름이다.  
     
    첫 번째 렌즈 – 여행책. 
    여행책이라고 말하는 것들도 다양한 형식을 가지고 있다. 가장 쉽게 접하기로는 각종 여행 정보로 무장한 ‘ㅇㅇㅇ 몇 배 즐기기’ 류의 여행 정보서에서부터 그 지역에서의 경험을 자신의 언어로 보여주는 에세이, 그리고 사진집도 여행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책들을 모아보면 판형, 편집, 글자체 등등 책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제각각이지만 단 한 가지 공통점만은 반드시 가지고 있다. 바로 그 곳을 가고 싶게 만든다는 점이다.  
    와이너리 투어를 들어본 사람이라면 대부분 화사한 햇볕 아래 펼쳐진 드넓은 포도밭을 상상할 것이다. 말하자면 이탈리아나 프랑스 교외의 시골 마을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런던 한복판에 와이너리가 있다면 어떨까. 영국은 비가 잦기 때문에 포도를 재배하기엔 어렵다고 알려져 있는데다 애초에 도시 한가운데 와이너리가 있다니 애초에 말이 안되는 이야기다. 영국 최초의 어반 와이너리 ‘로버슨 와인’을 알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 밖에도 3D, 4D를 넘어서 정말 영화의 세계를 체험하게 해주는 ‘시크릿 시네마’, 정해진 메뉴판이 없는 샐러드가게 ‘비타 모조’, 5성급 호텔을 3성급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시티즌M호텔’ 같은 곳들을 보고 있다보면 저절로 런던에 가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된다. 
     
    두 번째 렌즈 – 창업지침서. 
    이 책은 퇴사 준비를 권장하는 콘텐츠를 담고 있다. 회사라는 우산 아래 서 있다 밖으로 나와 창업이라는 홀로 서기를 시도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사업적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를 갖추는 것이 그 출발점이다. 그리고 그 출발점에 서기 위해 이 책은 런던 곳곳의 특색있는 장소들을 독자에게 보여준다. 
    2만원짜리 책을 200만원에 파는 서점, 칵테일 바 인데도 주류 판매 면허가 필요 없는 술집 같은 기존의 틀을 벗어난 사례들을 계속해서 보다보면 자연스럽게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예를 들면 비싸지만 그만한 가치를 고객에게 줄 수 있어야 한다거나 그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제공해야 한다는 등의 것들이다. 
    이렇듯 여러 사례들 가운데서 원칙을 발견해나가고 발견한 원칙을 실제 적용하기 위해 고민했던 과정을 읽어가며 나만의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템을 찾는 훈련을 해 나가게 된다는 것. 이것이 창업지침서로서 『퇴사준비생의 런던』이 가지는 가치이다. 
     
    기존의 관점과 각도를 달리해 ‘재정의’하거나, 그동안 주목하지 않았던 가치를 ‘재발견’하거나, 해오던 방식에 변화를 주어 ‘재구성’하는 등의 접근으로 옛 것을 새 것으로 바꿔버린 런던. 이 책을 읽으면서 런던에서 전통을 혁신으로 바꾸는 영국 사람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면 한편으로는 런던에서 가고 싶은 곳을 잔뜩 저장해버린 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런던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 비행기 표는 얼마일까 하는 생각, 호텔은? 맛집은? 렌트할까? 통장은? 잔고는 넉넉한가? 이런 생각들 때문에 지금 당장 절실하게 퇴사를 원하는 사람은 이 책을 읽지 말 것을 권한다. 하지만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런던에 가볼 생각인 사람들에게는 이 책을 강력히 권하고자 한다. 그것이 단순 여행이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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