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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나는 내 것이 아름답다: 최순우의 한국미 사랑
『나는 내 것이 아름답다』는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냈던 고(故) 최순우(1916년~1984년)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생전에 한국 미술의 아름다움을 찬(讚)했던 글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최순우 선생은 ‘박물관인’으로 불릴 만큼 평생을 박물관에 남다른 애정을 쏟았으며,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의 저자이기도 하다.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재를 분야별로 소개하여 그 아름다움과 의의를 일깨워준 최고의 안내서로 널리 인정받고 있다.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를 통해 우리의 것, 한국의 아름다움을 맛보고 느꼈다면 『나는 내 것이 아름답다』에서는 그 아름다움의 속내를 최순우 선생의 일상에서 면면히 만날 수 있게 된다. 최순우 선생은 1974년부터 1984년까지 제4대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역임하면서 박물관의 발전, 인재 양성에 노력과 애정을 기울였다. 박물관의 주요 기능 중 하나가 유물을 관리하고 보존하는 것인데, 당시 한국은 보존과학이 크게 뒤떨어져 있음을 알고 박물관 직원들을 대만, 일본 등으로 유학 보내서 보존과학을 배워오게 하여 박물관 내에 보존과학실을 설치하기도 하였다. 그는 박물관에 종사하는 직업인으로서, 또한 고미술품의 가치를 밝혀내는 미술사학자로서 생전에 한국 미술에 관한 수많은 글들을 남겼다. 논문이나 저서의 형식이 아닌 문학적 감성을 담은 수필들을 문학지에 발표하면서 작가로서의 남다른 행보를 보였다. 이것은 한국 미술을 연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국 미술, 문화재를 학술적인 가치에 집중해서 논증하는 것과는 달리, 전문적인 감식안으로 예술성에 주목함으로써 일반인에게 품격있는 교양으로 다가갈 수 있었고, 우리 문화유산에 담긴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책은 「아름다움을 가려내는 눈」, 「내 곁에 찾아온 아름다움」, 「아름다운 인연, 그리운 정분」, 「나는 내 것이 아름답다」, 「조선의 미남 미녀」라는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총 63개의 글들이 수록되어 있다. 이 글들에서 저자는 일상 생활 속에서 느끼고 생각한 한국 미술의 아름다움에 대한 담론을 펼쳐 보이고 있으며, 당대 최고의 예술가와 미술품 수장가들과 맺은 인연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아름다움을 아는 눈과 느끼는 마음이 어디서 어떻게 발현되는지, 그리고 우리가 궁금해 하는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그림과 도자기의 가치에 대하여 편안한 문체로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저자의 예술에 대한 생각은 “예술이란 하루아침의 얄팍한 착상에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며, 재치가 예술일 수는 더욱이 없는 일이다. 참으로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그것만을 생각하고 그것만을 위해서 한눈 팔 수 없는 외로운 길을 심신을 불사르듯 살아가는 그 자세야말로 정말 귀한 예술의 터전일 수 있다고 나는 믿고 있다.”라는 문장에서 잘 나타난다. 책의 뒷부분에는 저자의 생전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1976년부터 1984년까지 살았던 서울 성북동 한옥에서의 모습이 눈에 띈다. 성북동 한옥은 지금은 ‘최순우 옛집’이라는 이름으로 등록문화재 제268호로 지정되었고,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을 옛집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때 재개발의 바람으로 사라질 뻔 했던 최순우 옛집은 시민의 힘으로 기금을 모아 다행히 보존되었고 지금도 소박한 한옥의 멋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그가 한국 미술에 대한 뛰어난 안목을 가졌었고 생활에서도 멋이 배어 있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지난 2016년에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최순우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최순우가 사랑한 전시품’이라는 특별한 전시회가 열리기도 하였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 곁에 있는 자연스러운, 소박한, 그리움이 깃든, 수다스럽지 않은,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깨닫고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일독을 권한다.
나는 내 것이 아름답다: 최순우의 한국미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