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을 꿰뚫다
- 우리 시대의 모든 리더와 시민을 위한 미래 이정표 -
어느 날 아침 자고 일어나보니 유명해졌다는 영국 시인 바이런의 이야기처럼, 4차 산업혁명은 최근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행하는 용어가 되었다. 과학기술과 산업 분야는 물론이고 문화와 예술도 4차 산업혁명이 결합되면 폼나는 상품이 된다. 다가올 미래사회에 직면하게 될 문제를 다 해결해줄 것 같은 만능열쇠로 4차 산업혁명이 대세인 것이다. 그런데 이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듯한 도발적인 제목의 책이 출간되어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바로 우리나라 대표적인 과학저술가인 이인식 선생님의 『4차 산업혁명은 없다』이다.
하지만 제목과는 정 반대로 이 책만큼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을 잘 파악하고 있는 책도 드물다. 세계 시민의 삶과 비즈니스 그리고 세계경제를 포함한 여러 차원에서 지대한 변화를 몰고 올 12개 신흥기술들을 소개하는 이 책은 4차 산업혁명이 등장하게 된 2017 <세계 리스크 보고서>를 통해 다가올 리스크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정보도 제공한다. 나아가 가능성과 영향력의 측면에서 세계적 리스크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대안도 제시하면서 우주여행 안내자, 인체 디자이너 등 새롭게 등장할 유망직종에 대한 친절한 안내도 곁들이고 있다.
저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학저술가로 수십 년간 수백 편의 책과 칼럼, 강연 등을 수행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생생한 경험에 토대하여 저자는 기계와 기계, 인간과 기계가 더 가깝게 연결되는 초-연결 사회, 빅 테이터의 도움을 받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뛰어넘는 초-지능 사회를 잘 맞이하는 방법으로 3가지 정도를 제안하고 있다.
하나는 개방성과 열린 마음이다. 그는 인류의 삶의 패턴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킨 금속인쇄술, 증기기관, 자동차, 전화, 나일론, 인터넷 등의 기술은 본질적으로 현상파괴적 기술이었다고 말한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 기술들 역시 현상파괴적 기술들로, 그러한 기술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기술에 대해 과감한 선제투자와 함께 기술을 적극 수용하려는 열린 마음이 있어야한다.
두 번째로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창의성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결국 개개인에게 내재된 창의성을 끄집어내고 격려하고 칭송하는 사회문화적 토대가 마련되어야 할 것인데, 창의성의 원천으로 자연(nature)에서 보고 배울 것을 제안하고 있다. 생물체로부터 영감을 얻어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물영감과 생물을 본뜨는 생물모방을 통칭하는 ‘청색기술’이야말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지속가능한 인류발전을 위한 또 하나의 중심축이 된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기술에 대한 인문학적인 성찰이다. ‘원자폭탄보다 위험한 살인로봇’, ‘알파고는 양날의 칼이 될 것인가’라는 칼럼의 제목이 말해주듯 저자는 신기술이 가져올 인간사회의 명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기술의 진화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무엇이고 또 무엇이어야 하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제기함으로써 최첨단 테크놀로지와 인간사회 간의 창조적이고 지속가능한 공진화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결국 이 책은 4차 산업혁명이야말로 우리 삶을 획기적으로 변혁시키는 패러다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인공지능 등의 기술혁신을 넘어 기술로 인한 삶의 패턴에서, 인간과 기계의 관계에서, 그리고 인간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에서의 전환을 포함하는 거대한 패러다임임을 선언하고 있다. 때문에 미래가 궁금하고 누구보다 미래로 먼저가고 싶은 우리 시대의 모든 리더와 시민들이 반드시 읽어야할 마일스톤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