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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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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GDP의 개념과 경제성장의 요인
서평자
홍이석
발행사항
396호(2018-09-19)
GDP 사용설명서

목차

  • 1장 GDP의 탄생: 경제성과를 측정한다는 것의 의미
  • 2장 GDP의 전성기: 성장의 비교
  • 3장 GDP의 위기: 네 가지 도전
  • 4장 GDP의 고민: 혁신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
  • 5장 GDP의 반성: 문제와 한계
  • 6장 GDP의 미래: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서평자

    홍이석(University of Rochester 경제학 박사)

    서평

    GDP의 개념과 경제성장의 요인

    1993년 새로 갱신된 UN의 국민계정체계에서는 ‘금융 중개 서비스 간접측정 (financial intermediation services indirectly measured, FISIM)’이라는 개념이 도입되었다. FISIM 개념은 은행이 대출 및 예금 포트폴리오에 적용하는 대출이자율과 예금이자율을 무위험 참조이자율과 비교하여 그 차이를 각각 대출액과 예금액 잔고에 곱한 값의 합을 금융 중개 서비스의 산출액으로 측정한다. (150∼151p.) 
     
    국민소득의 측정지표에는 국내총생산(Gross Domestic Product, GDP)과 국민총생산(Gross National Product, GNP)의 두 가지가 있다. GNP는 소비, 투자, 정부지출, 순수출의 합계로 정의되고 GDP는 GNP에서 대외순수취 요소소득을 차감한 것과 같다. 한국에서는 대외순수취 요소소득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GDP와 GNP는 큰 차이가 없다. 저자는 이 책에서 GDP 통계를 구성하는 방법과 통계 구성상의 문제점을 역사적 경험을 통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GDP의 위기를 1970년대의 스태그플레이션, 치열해지는 냉전, 환경운동의 출현, 가난한 개발도상국들의 식민통치에서의 해방 등 네 가지 도전으로 설명하였다. GDP 측정 방식으로 혁신의 효과를 충분히 포착할 수 없어 GDP가 실제보다 과소평가될 수 있고, 2007년 하반기에 시작된 미국의 경기 대침체와 같이 레버리지의 증가로 금융중개서비스 산출액이 증가하여 GDP에서 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이 과대평가될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실질 GDP의 증가율을 경제성장률로 정의하는데 이 책에서는 이 결정요인을 솔로우(Solow)의 성장모형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모형에 따르면 경제 총산출액의 성장은 필요한 투입물(토지, 원료, 노동, 자본)의 증가와 기술진보를 반영하는 총요소생산성에 의해 결정된다. 실제 자료에서는 자본이나 노동보다 총요소생산성의 증가가 GDP 증가율에 훨씬 더 많이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책에는 경제성장과 소득분배의 인과관계에 대한 내용은 빠져있다. 국민소득 통계의 권위자인 쿠즈네츠(Kuznets)는 경제성장은 단기적으로는 소득분배를 악화시키지만 장기적으로 고용의 증대를 통하여 소득분배를 개선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는 「자본주의․사회주의․민주주의」에서 기업가의 창조적 파괴에 의한 경영 혁신이 자본주의 발전의 원동력임을 강조한 슘페터(Schumpeter)의 이론과 부합된다. 한편으로 피케티(Piketti)는 「21세기 자본」에서 1980년 이후의 미국 경제에서 레이건 행정부의 감세정책과 대기업 임원의 생산성을 초과하는 과다한 연봉 책정으로,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소득분배는 악화되어 미국의 노동소득분배율이 이전의 70%에서 그 이하로 하락하였다고 주장한다. 
     
    2008년에서 2017년까지의 한국의 평균 경제성장률은 3% 정도이고, 노동소득분배율은 경제성장률에 비해서 약 1∼2년간의 시차를 두고 후행성을 나타내면서 61.9%에서 63.0%로 개선되었는데, 경제성장률과 노동소득분배율은 양의 상관관계를 가져서 쿠즈네츠의 가설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인다. 취업자 수가 경기후행지수의 지표에 포함되어 있는 것을 보면 이러한 노동소득분배율의 후행성이 어느 정도 타당성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 IT)의 발달로 업무 자동화가 이루어지고 국제적 분할생산으로 효율성이 증대되면 경제가 성장하지만, 기존의 업무 프로세스가 사라지거나 공장의 해외 이전으로 비숙련 노동자의 실업이 늘어나게 되어 소득분배가 악화될 수 있다. 정부는 이러한 비숙련 노동자에게 IT 교육을 제공하도록 하여 숙련 노동자로서 노동시장에 재진입하도록 하고, 재취업이 되도록 기업과 노동자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마찰적 실업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동태적 비교우위의 원리에 따라 첨단산업을 육성하도록 노력하고,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기법 활용이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도 고르게 확산되도록 균형성장을 추구하여야 청년실업의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 해외에서의 보호무역주의가 대두됨에 따라 한국의 수출의존도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균형발전을 추구하여 산업구조의 불균형을 시정하고 장기적인 균형성장의 토대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GDP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시하고, GDP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소개하며 다양한 대안들도 설명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경제성과를 측정하는 척도 중 GDP를 대체할 만한 지표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점점 더 모호해지는 임금노동과 비임금노동 개념에 대한 인식, 경제적 가치에 대한 정립 필요성, 사회적 후생과 같은 무형 상품을 포함하는 문제 등 GDP가 안고 있는 다양한 과제를 개선하면서 GDP는 계속되어야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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