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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기본사회가 꿈꾸는 세상의 비전과 개혁, 진짜 대한민국 사회를 위한 제안
서평자 이민우 발행사항 734호(2025-06-25)

기본사회가 꿈꾸는 세상 : 새로운 100년의 시작

  • - 청구기호 : 301-25-14
  • - 서명 : 기본사회가 꿈꾸는 세상 : 새로운 100년의 시작
  • - 저자 : 사단법인 기본사회 편집위원회
  • - 발행사항 : 밀알

목차

- 기본사회 일반
- 기본소득
- 기후위기공유부
- 기본교육
- 기본주거
- 미래기술

서평자

이민우(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교수)

서평

기본사회가 꿈꾸는 세상의 비전과 개혁, 진짜 대한민국 사회를 위한 제안

“기본사회는 기본소득이 지급되는 복지국가이다. 기본소득은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중산층까지도 실질소득을 증가시킨다. 기본사회는 형평성과 효율성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방식으로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중산층의 실질소득도 증가시켜 복지국가의 이념을 구현하는 것이다.” - 27쪽 
 
『기본사회가 꿈꾸는 세상』은 사단법인 기본사회가 출범 2주년을 맞아 엮은 의미 있는 칼럼집이다. 저출산‧고령화, 양극화, 기후위기, 디지털 전환이라는 복합적 전환기에 직면한 한국 사회가 앞으로 나아갈 새로운 길을 ‘기본사회’라는 개념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현역 국회의원, 학계 전문가, 시민사회 활동가 등 총 35인의 필진이 참여해 45편의 글을 실었다. 각 칼럼은 기본소득과 기본서비스, 공유부, 지속 가능한 지역경제 등 기본사회 실현을 위한 정책 제안과 철학적 토대를 다룬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기본사회’는 단순히 복지제도의 확장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모든 시민이 최소한의 존엄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도록 국가가 제도적 기반을 제공하는 새로운 사회계약의 형태다. 저자들은 기본사회를 국가가 주도하는 소극적 복지 체계를 넘어, 시민의 자율성과 주체성을 강화하는 적극적 인프라로 본다. 기본소득과 기본서비스는 그 중심 기제로,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사회적 기반, 즉 ‘사회 인프라’로서의 역할을 부여받는다. 칼럼 곳곳에서 ‘사람의 존엄성’을 기본사회 구상의 핵심 가치로 설정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지방분권과 참여민주주의 확대를 강조한다. 특히 주민 참여를 통한 정책 설계와 실행은 권리 보장의 차원을 넘어, 시민 각자가 사회 구성 주체로서 기능하게 하는 동력으로 작동한다. 이는 기존에 위임된 민주주의에서 나아가, 능동적이고 분권적인 새로운 공공성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기본소득에 대한 접근도 눈에 띈다. 기본소득을 ‘사회 인프라’의 하나로 정의한 시각은 독자에게 신선한 통찰을 제공한다. 국민 개개인의 생존 기반이자 삶의 안정판인 기본소득은 불안정 노동과 자동화, 디지털 전환의 물결 속에서 더욱 절실한 사회적 장치다. 노동 소득만으로는 생계가 어려운 현실에서 기본소득은 청년, 프리랜서, 경력단절 여성, 노년층 등 제도 밖 취약 계층에게 실질적 자율성과 재도전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기본소득이 단순한 복지정책이 아니라, 미래 사회를 위한 전략적 사회투자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는 경제와 복지라는 이분법을 넘는 새로운 성장 모델로서, 생산과 소비의 선순환을 가능하게 하는 ‘사람 중심’ 구조를 지향한다. 기본소득이 생산적 복지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공유부’에 대한 논의 역시 깊이 있게 전개된다. 토지, 공기, 물, 햇빛, 디지털 데이터 등 누구의 노동도 없이 생성된 공공 자산을 공동체 모두의 몫으로 본다. 이를 기반으로 한 배당 체계를 기본소득의 재정적 기반으로 삼는다는 구상은 오늘날의 자산 불평등 문제와 맞닿아 있다. 공유부 배당은 단순한 재분배를 넘어서, 정의로운 사회경제 구조 재편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동시에 ‘기본주거’, ‘기본의료’, ‘기본교육’ 등 보편적 기본서비스의 확대를 통해 시민 누구나 삶의 안정적 기반 위에 자율적으로 삶을 설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함을 강조한다. 이는 권리로서의 복지를 국가가 보장해야 한다는 철학적 태도와 맞닿아 있으며, 단순한 생존이 아닌, 자립과 존엄이 실현되는 삶을 지향하는 것이다. 정치권 역시 이 책에서 제기하는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책의 추천사에서 기본사회 구상이 입법과 정책을 통해 실현되기를 바란다고 밝히며, 기본사회 논의의 공론화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 책을 펴낸 사단법인 기본사회는 그간 선진사례 조사, 입법과제 도출, 시민 교육, 정책 토론회 등 다양한 실천 활동을 지속해왔다. 이 책은 그간에 축적된 실천의 집약체이자, 향후 전환기 한국 사회가 어떤 가치 위에 사회계약을 다시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실천적 선언이다. 기본사회는 더 이상 이상론이 아니다. 사회 안전망의 사각지대가 커지고 있는 오늘날, 기본소득과 보편서비스가 단지 ‘줄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사회를 함께 설계할 것인가’라는 공동체적 질문임을 이 책은 일깨운다. 변화의 기로에 선 우리 사회에서 이 책은 새로운 공공성과 사회 연대의 방향을 제시하는 소중한 나침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