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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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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새로운 세계질서를 위한 방향
서평자
이승열
발행사항
378호(2018-05-16)
혼돈의 세계

목차

  • 1부 과거
  •     01 전쟁에서 세계대전까지
  •     02 냉전
  •     03 또 다른 질서
  •  
  • 2부 현재
  •     04 탈냉전 세계
  •     05 글로벌 격차
  •     06 지역별 현실
  •     07 절차의 조각
  •  
  • 3부 미래
  •     08 무엇을 할 것인가?
  •     09 투키디데스의 덫 방지
  •     10 세계질서 2.0
  •     11 지역별 대응
  •     12 혼돈의 나라

    서평자

    이승열(국회입법조사처 외교안보팀 입법조사관, 북한학 박사)

    서평

    새로운 세계질서를 위한 방향

    미래가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지는 이 시대 주요 강대국들이 정통성을 구성하는 요소가 무엇인지에 관해 공통된 인식을 가질지, 아니면 적어도 그러한 인식에 어느 정도 겹치는 요소가 있을지에 크게 달려 있다. (238p.)  
     
    2018년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국제정치의 변화가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바로 북핵 문제이다. 북한은 2016년 1월 4차 핵실험 이후 지금까지 모두 세 차례의 핵실험과 44번의 미사일 실험을 통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13,000km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실험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였다.  
     
    미 본토에 대한 핵공격 가능성은 더 이상 북핵이 한반도와 동북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세계적인 안보 이슈로 떠올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북한 핵 고도화의 목적은 미국으로부터 체제의 생존을 보장받으려는 동시에 미국과의 담판을 통해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nuclear umbrella) 공약을 철회시키면서 한반도에 대한 북한의 전략적 이익을 실현하는 데 있다.  
     
    이것은 2차 세계대전과 냉전의 종식 이후 미국이 주도했던 세계질서에 대한 중대한 침해이며, 특히 한국과 일본 등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의 최대 동맹국에 대한 안보 공약을 약화시켜 동북아 지역의 힘의 균형을 흔드는 위험한 일이다. 더 나아가 이들 국가들에게 독자적인 핵무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명분을 줄 수 있다. 또한, 북한 핵기술의 완성도를 고려할 때 북한이 생산한 핵무기나 핵기술이 중동의 테러단체에 넘어간다면, 이것은 미국의 안보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위중한 한반도 안보위기 속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남북정상회담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을 교환하고자 하는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된 상황에서 미국은 북핵을 제거하고 북한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관계 정상화와 평화체제로의 전환 등 체제안전 보장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혼돈의 세계(A World in Disarray)」를 저술한 리처드 하스(Richard Haass)는 미국 외교협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의 회장으로,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오늘날의 세계가 직면한 위기를 혼돈(disarray)으로 표현하고 있다. 저자는 냉전의 종식을 알린 베를린 장벽의 붕괴 이후 한때 장밋빛이었던 세계가 왜 오늘날과 같은 상황에 이르게 되었는가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저자는 탈냉전 이후 미국 중심 세계질서의 변화를 초래했던 중요한 사건으로 먼저 신흥 강대국의 부상을 손꼽았다. 미․중 간의 무역 불균형 문제로 인한 경제적 대립은 대만 문제와 북핵 문제 그리고 남중국해에서의 영유권 갈등과 같은 안보 이슈로 옮겨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냉전의 종식 이후 미국 중심의 단극체제에서 러시아의 도전은 크림반도 병합으로 우크라이나 동북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었으며, 시리아 내전에 끼어들어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테러리즘과 각국의 민족주의 및 종족 간·종교 간 분쟁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개입의 취약성,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으로 인한 NPT(Nonproliferation Treaty: 핵확산 방지 조약) 체제의 무력화,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적 협력의 실패, 사이버 공간에서의 국가 간 컨센서스(consensus) 부재, 전염병의 세계적 확산, 자유무역과 통화질서에 대한 관리 부실 및 취약성과 글로벌 차원의 격차로 인한 국제공동체의 부재 등은 세계가 혼돈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21세기 국제사회가 직면한 이와 같은 혼돈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제안하고 있으며, 새로운 글로벌 운영체제(저자는 이를 ‘세계질서 2.0’이라고 부른다)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다른 나라의 외교정책도 변해야겠지만, 무엇보다 미국의 외교정책이 먼저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외교가 21세기 혼돈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보다 개방적이고, 다자적이며, 유연하고, 광범위한 접근을 할 수 있도록 변해야 한다고 진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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